소소한 영화 리뷰 <시리어스 맨>(2009)

소소한 영화 리뷰 <시리어스 맨>(2009)

세상을 살아가며 자신에게 일어나는 여러 어려운 상황들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질문은 시리어스 맨이 관객들에게 던지는 주된 질문이다.


주인공 래리 고프닉(마이클 스털버그)의 아내 주디스는 어느날 래리에게 와서 이혼을 요구한다. 또한, 아내가 사랑에 빠진 남자는 다름아닌 래리와 친분이 있는 사이 애블맨이다. 아들은 시도때도없이 TV 안태나를 고쳐달라고 전화하고, 딸은 코 성형수술을 위해 상습적으로 래리의 지갑에서 돈을 훔친다. 동생 아서는 불건전한 바에 갔다가 경찰에 잡혀오기도 한다. 주인공의 강의를 듣는 한국 학생은 학점 F를 받는 것이 부당하다며 뇌물을 주려고 한다. 주인공은 테뉴어 여부를 기다리고 있지만, 커미티에 보내진 익명의 편지로 인해 불안해 한다. 이렇듯 주인공은 끊임없이 여러 어려운 상황들을 마주하게 된다1.


서두에서 제시한 질문에 대해 감독은 영화속 랍비를 통해서 본인들의 답변을 던져주는듯 하다. 주인공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상황들 속에서 어떤 뜻을 찾기 위해 세명의 랍비를 찾아가는데, 두번째 랍비는 이렇게 말한다. “Who cares!” 누가 신경을 쓰냐고.

영화의 배경은 1967년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교외지역이며, 주인공 래리 고프닉과 그 주변 인물들은 모두 유대인이다. 이는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도 한 코엔 형제의 성장 배경과 동일하다. 즉, 시리어스 맨은 코엔 형제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래리 고프닉의 아들 대니가 학교를 오갈때 스쿨버스를 같이 타는 친구들의 이름은 코엔 형제의 어렸을 적 친구들의 이름을 딴 것이다(비하인드 스토리 확인). 이러한 영화의 배경을 생각해 보면 평소 코엔 형제가 유대인으로써 오랜 세월 가지던 의문에 대해 고찰한 내용들을 영화로 형상화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난해한 스토리는 무엇일까? 외국의 어느 리뷰에 의하면, 이 짧은 스토리에서 부부가 저지르는 죄로 인해 먼 미래에 주인공 래리가 벌을 받는거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조금은 엉뚱한 해석인 것 같다. 감독 코엔 형제는 이 스토리에는 숨겨진 의미가 없으며 단순히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알맞은 분위기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2. 즉, 감독의 대답대로 앞선 스토리에서 나온 황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과 이 어두침침한 내용이 본 영화에서 래리에게 놓이는 상황들을 관객들이 잘 따라가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유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여운이 남는 영화이다. 같은 감독의 <위대한 레보스키>(1998) 처럼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와 황당한 상황들이 특별히 매력적이다.

  1. 이러한 내용은 여러 평론가(예, 로저 에버트)가 언급하듯 성경 욥기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유대인인 코엔 형제가 욥기에서 기본 내용을 가져왔을지도 모르겠다. ↩︎
  2. 참조글 ↩︎